[어느하루/포비신문]
2008/03/21 22:19
새벽에 중계 방송 보겠다고 밤새며 버텨서 6시 5분에 TV 켰다가
이미 다 끝난 장면만 보고 말았던 2008 세계 피겨 선수권 대회의 프리스케이팅.
(......5시 방송인 줄 몰랐다. 바보.)
학교 갔다 돌아와서 TV를 켜니
후지테레비(フジテレビ)에서 시상식 장면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림 출처: 미디어 다음)
아, 김연아는 동메달이구나. 대단하네, 부상에도 5위를 3위로 끌어올리다니.
아사다 마오가 금메달이구나. 처음이라는데, 욕 봤겠네.
그런 생각을 하면서 TV를 보는데, 일본 해설자의 한 마디가 유독 귀에 들어온다.
「じゃ、ヨーロッパに流れる君が代です。(그럼, 유럽에 흐르는 기미가요입니다.)」
특이하게 라이브(?)로 파란 눈의 사람들이 불러주는 기미가요.
왠지 이 순간만큼은 세계가 일본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이 느껴지고,
국위선양, 일심단결 같은 단어들이 떠오르는 것 같았다.
뭔가 좀 속상하고,
애국가를 저렇게 불러주는 걸 봤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그 순간 머리를 스친 생각.
아,
이런 게 스포츠의 정치성이구나.
스포츠는 스포츠이고,
물론 게임도 그렇듯 이기는 편이 훨씬 더 기분 좋지만,
그건 스포츠의 차원에서 끝나야 하는 일인데, 나도 모르게 다르게 생각하고 있었구나.
우리나라 선수가 세계 대회에서 1등을 하는 건 장한 일이고 자랑스러운 일이고,
그래서 국민 모두가 즐거워한다면, 그걸로 족한 일일 거다.
그건 열심히 한 선수에 대한 격려나 관심으로 이어지는 것만으로 충분한 것.
그렇지 않고 마치 스포츠에서의 대결을 나라와 나라 사이의 대결로 생각한다거나,
(어쩌면 특정 상황에서, 정치인들이 바라는 일일 지도 모르겠지만)
스포츠에 정치 국제적 관계를 대입시켜 지나치게 과열되는 것은 옳지 않을 거다.
(나도뉴스에서 잠시 언뜻 봤지만 그 후에 유튜브에서 찾아봤다) 엉덩방아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엎어지고도 1위를 한 아사다 마오 때문에, 뭔가 계속 미심쩍은 느낌이 남는 것도 사실. 피겨의 점수 산정 방식을 전문적으로 알지 못하니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만약 혹시라도 국제관계적 입김이 작용한 결과라면 그 또한 다른 맥락에서의 스포츠의 정치성이라고 할 수 있을 거다. 하지만 이 또한 언론이 더 부추기고 있는 측면도 없지 않은 것 같다.
되는 장사니까.
어느 면으로든,
스포츠는, 스포츠 그 자체인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일본 TV의 인터뷰에서,
"작년과 비교해서, 올해의 금메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라는 아나운서의 질문에,
"올해, 금메달을 정말 원했기 때문에, 정말 기쁩니다."라며 답하며 자신도 모르게 울먹이던 아사다 마오의 얼굴에서, 1년 동안의 힘든 연습과 스트레스가 보여서,
나라를 떠나 '그래, 애썼다.'라고 토닥여주고 싶어졌다.
그리고 같은 마음으로,
부상에도 최선을 다하려고 참아가며 연기했을, 그리고 마지막까지도 오히려 '자신감을 얻고 간다'라고 어른스럽게 말할 줄 아는 김연아는 정말 안아주고 싶어졌다. '정말, 잘했어.'
둘 다, 18살, 단지 자기가 하는 일을 최고로 잘 하고 싶어하는, 소녀들이니까.
어쩌면 스포츠인 김연아의 우승이 아니라,
애국가를 듣고 싶었는지도 몰랐던 내 자신이,
민망해졌다.
이미 다 끝난 장면만 보고 말았던 2008 세계 피겨 선수권 대회의 프리스케이팅.
(......5시 방송인 줄 몰랐다. 바보.)
학교 갔다 돌아와서 TV를 켜니
후지테레비(フジテレビ)에서 시상식 장면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림 출처: 미디어 다음)
아, 김연아는 동메달이구나. 대단하네, 부상에도 5위를 3위로 끌어올리다니.
아사다 마오가 금메달이구나. 처음이라는데, 욕 봤겠네.
그런 생각을 하면서 TV를 보는데, 일본 해설자의 한 마디가 유독 귀에 들어온다.
「じゃ、ヨーロッパに流れる君が代です。(그럼, 유럽에 흐르는 기미가요입니다.)」
특이하게 라이브(?)로 파란 눈의 사람들이 불러주는 기미가요.
왠지 이 순간만큼은 세계가 일본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이 느껴지고,
국위선양, 일심단결 같은 단어들이 떠오르는 것 같았다.
뭔가 좀 속상하고,
애국가를 저렇게 불러주는 걸 봤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그 순간 머리를 스친 생각.
아,
이런 게 스포츠의 정치성이구나.
스포츠는 스포츠이고,
물론 게임도 그렇듯 이기는 편이 훨씬 더 기분 좋지만,
그건 스포츠의 차원에서 끝나야 하는 일인데, 나도 모르게 다르게 생각하고 있었구나.
우리나라 선수가 세계 대회에서 1등을 하는 건 장한 일이고 자랑스러운 일이고,
그래서 국민 모두가 즐거워한다면, 그걸로 족한 일일 거다.
그건 열심히 한 선수에 대한 격려나 관심으로 이어지는 것만으로 충분한 것.
그렇지 않고 마치 스포츠에서의 대결을 나라와 나라 사이의 대결로 생각한다거나,
(어쩌면 특정 상황에서, 정치인들이 바라는 일일 지도 모르겠지만)
스포츠에 정치 국제적 관계를 대입시켜 지나치게 과열되는 것은 옳지 않을 거다.
(나도
되는 장사니까.
어느 면으로든,
스포츠는, 스포츠 그 자체인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일본 TV의 인터뷰에서,
"작년과 비교해서, 올해의 금메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라는 아나운서의 질문에,
"올해, 금메달을 정말 원했기 때문에, 정말 기쁩니다."라며 답하며 자신도 모르게 울먹이던 아사다 마오의 얼굴에서, 1년 동안의 힘든 연습과 스트레스가 보여서,
나라를 떠나 '그래, 애썼다.'라고 토닥여주고 싶어졌다.
그리고 같은 마음으로,
부상에도 최선을 다하려고 참아가며 연기했을, 그리고 마지막까지도 오히려 '자신감을 얻고 간다'라고 어른스럽게 말할 줄 아는 김연아는 정말 안아주고 싶어졌다. '정말, 잘했어.'
둘 다, 18살, 단지 자기가 하는 일을 최고로 잘 하고 싶어하는, 소녀들이니까.
어쩌면 스포츠인 김연아의 우승이 아니라,
애국가를 듣고 싶었는지도 몰랐던 내 자신이,
민망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