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우니까 사람이다,라고.
외로운 건, 나쁜 게 아니야.
너도 외롭고, 나도 외롭고, 우리 모두 외로우니까.
나쁜 건,
내가 좀 덜 외로우려고 남을 더 외롭게 하는 거야.
외롭지 않은 척 하려고 남을 더 외롭게 하는 거야.
외로우니까 사람이지만,
사람이니까, 이기적이어서는 안돼.
우리 모두.
>>미 쇠고기 반대시위 대비 5.18 기념식장에 '물대포' 등장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보고 창의와 실용으로 변하려면,"
"이념과 지역주의 같은 낡은 가치에 사로잡히면 결코 선진일류국가로 도약할 수 없다"
"최근 일부의 모습처럼, 진실을 보지 않고 거짓과 왜곡에 휩쓸리는 경우도 있겠지만,"
80년 5월의 광주,
그 당시에는 "광주에 사람이 죽어가고 있다."라는 말이 '거짓'과 '왜곡'으로 규정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살수차가 동원되는 삼엄한 경비의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치러지고 있는 지금의 상황이 너무 웃긴 역사적 아이러니라는 것도 알고 계신가요.
그 기념식에 참석한 현 대통령, 본인의 당적인 한나라당, 과거 광주민주화운동의 원인이 되었던 군부 정권의 계승자들이라는 것도 알고 계시겠죠.
대통령과 한나라당 여러분께,
故김남주 시인의 시 한 편을 선물로 드립니다.
혹, 아직 못 읽어 보셨다면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바람에 지는 풀잎으로 오월을 노래하지 말아라 / 김남주
언니의 블로그에서 보고 한 줄에 반한 詩.
생각해봤는데, 내가 문학 비평을 (다른 것도 그렇지만 특별히 더) 못하는 이유는
항상 전체보다 한 두 줄에 꽂히기 때문인 것 같다.
정말 좋은 한 줄 대사면 열광하는 드라마,
정말 좋은 한 줄 문장이면 충분한 소설,
정말 좋은 한 줄 행이면 반하고 마는 시.
이런 식이다.
마종기의 시는, 언제나 좋지만, 이 시에서는 (특별히) 이 행이 와서 박힌다.
아프지, 그게 진심만으로 살고 있다는 증거야.
진심으로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올바름에 가까이 가려고 하는 사람은,
언제나 아프다. 안타깝게도.
하지만 그게 옳은 것 같다. 잘은 모르지만.
상처6
마종기
집 없는 새가 되라고 했니?
오래 머물 곳 없어야 가벼워지고
가벼워져야 진심에 골몰할 수 있다고.
설레는 피안으로 높이 날아올라
구름이 하는 말도 들을 수 있다고.
이승의 푸른 목마름도 볼 수 있다 했니?잎 다 날린 춥고 높은 우듬지에서
집 없는 새의 초점 없는 눈이 되어서야
우리 사이의 복잡한 넝쿨이 풀어진다 했니?
망각의 틈새에서 적적하고 노쇠한 뼈들이
몇 개쯤의 상처는 아예 손에 들고 살라 하네.
외지고 헐거운 삶의 질곡을 완성한다고.
욕심 부릴 유혹의 금줄을 쓸 수 없게 한다고.문을 열면 나를 맞아준 것은
- <우리는 서로 부르고 있는 것일까> / 문학과지성사
질서 없이 도망간 흔한 변명뿐.
수척한 추위에 떨며 나를 안아주었네.
노을이 붉어질수록 깊이 잠기는
저녁 근처의 너는 벌써 새가 되었니
아프지, 그게 진심만으로 살고 있다는 증거야.
아프지, 그게 오래 서로 부르고 있다는 증거야.
- 마종기 -
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이라고 생각지는 마.
나 오늘 그대 알았던
땅 그림자 한 모서리에
꽃나무 하나 심어놓으려니
그 나무 자라서 꽃 피우면
우리가 알아서 얻은 모든 괴로움이
꽃잎 되어서 날아가버릴 거야.
꽃잎 되어서 날아가버린다.
참을 수 없게 아득하고 헛된 일이지만
어쩌면 세상 모든 일을
지척의 자로만 재고 살 건가.
가끔 바람부는 쪽으로 귀기울이면
착한 당신, 피곤해져도 잊지 마.
아득하게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을.
-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 / 문학과지성사 / 1980
요즘처럼 마음이 평온하고 행복한 때, 내가 나를 제대로 붙잡고 있다고 느끼는 때에,
그래서 오히려 더 생각나는 詩.
피곤해져도 잊지 말아요,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을.

